좁은 골목이나 광장 한 구석에서 야구를 하는 아이들, 춤과 음악이 있는 거리 풍경, 시가 한 모금에 목을 적시는 알싸한 럼주 한 잔 그리고 헤밍웨이. 쿠바 여행을 한층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줄 다섯 가지 키워드를 소개한다.

#1 시가

모자를 뒤집어쓰고 담배밭에서 일하는 과히로(guajiro, 시골 사람)부터 아바나의 고급 흡연실에서 시가를 피우는 쿠바노까지, 쿠바 문화 곳곳에 시가 향이 깊이 스며 있다.

 

ⓒ Mark Read/Lonely Planet

쿠바인이 즐기는 시가 Top 3

Cohiba 피델 카스트로가 애호하는 시가. 쿠바 최상품으로 인정받는 피나르 델 리오(Pinar del Río) 주의 담배로 만든다.

Partagás 혁명 이후 가장 널리 사랑받는 쿠바산 시가. 해마다 출시하는 한정판이 유명하다.

Puro Cubano 브랜드 없는 시가. 가격이 저렴해 현지인에게 인기가 높다.

시가를 살 수 있는 곳

파르타가스 담배 공장 Real Fábrica de Tabacos Partagás

시가는 절대 길에서 사지 말 것. 훼손되었거나 질이 나쁠 확률이 높다. 파르타가스 담배 공장은 아바나의 유명 시가 공장 중 하나로, 투어도 운영한다.

ⓘ Calle Industria No 520, Barcelona & Dragones, Havana

Tip. 쿠바 최고의 담배 농장비냘레스(Viñales)에서도 말에 올라탄 채 붉은색 담배밭을 거닐 수 있지만, 좀 더 남부로 내려가면 아름다운 초록빛 전원에 둘러싸인 세계 최고의 담배 농장이 있는 피나르 델 리오가 나온다. 히네테로(jinetero, 호객꾼)를 주의해야 하지만, 독특한 건축물, 분주하고 열기로 가득한 밤 풍경이 매력적이다

#2 럼주

럼주는 사탕수수 부산물인 당밀로 만든 술이다. 쿠바에서 생산하는 럼주는 오랫동안 숙련된 기술을 이어온 ‘마에스트로 로메로(maestros romeros)’가 관리한다. 럼주 전문가가 되려면 시음 경력이 최소 15년 이상이어야 한다.

비하인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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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중반 전 세계 럼주 제조업을 선도한 쿠바는 카리브해와 멕시코만 일대의 선원과 해적이 즐겨 마신, 정제되지 않은 화주를 응용해 부드럽고 맑은 럼주를 개발했다. 이 술은 오늘날 모히토, 다이키리 같은 고상한 칵테일에 사용한다. 당시 카탈루냐 출신 스페인 이민자 돈 파쿤도 바카르디 마소(Don Facundo Bacardí Massó)가 품질 좋은 사탕수수를 이용해 담백하고 과일 향이 가득한 럼주를 개발했고, 시판과 동시에 큰 인기를 끌었다.

어디서 마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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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도스 에르마노스 Bar Dos Hermanos

문 옆 명판에 스페인 시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Federico Garcia Lorca), 영화 배우 말론 브랜도(Marlon Brando)와 에롤 플린(Errol Flynn), 그리고 소설가 헤밍웨이까지 이곳에서 럼주를 마신 유명인사의 이름이 자랑스럽게 걸려있다.

ⓘ Avenida del Puerto 304, Havana

#3 헤밍웨이

쿠바는 많은 작가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었는데, 그중에서 대표적 인물이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다. 그의 쿠바 사랑은 1930년대에 배를 타고 처음 쿠바를 방문한 뒤부터 생을 마감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헤밍웨이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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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암보스 문도스 Hotel Ambos Mundos

헤밍웨이가 칩거하며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를 집필한 곳. 로비의 바에서 로맨틱한 피아노 선율이 흘러나오고, 옥상 레스토랑에서 마시는 술은 아바나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다.

ⓘ Obispo No 153, Havana

엘 플로리디타 El Floridita

‘다이키리(Daiquiri, 럼을 베이스로 한 쿠바 대표 칵테일)의 발상지’라고 주장하는 바. 다이키리를 유명하게 만든 헤밍웨이를 위해 ‘파파 헤밍웨이 스페셜(그레이프푸르트 향이 나는 다이키리)’을 판매한다.

ⓘ Obispo No 557, Havana

#4 룸바

‘룸바가 없으면 쿠바도 없고, 쿠바가 없으면 룸바도 없다’라는 오래된 쿠바 속담이 있다. 열정적인 쿠바의 룸바를 경험하고 싶다면 룸바의 탄생지 마탄사스(Matanzas)로 가자.

야외 공연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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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히아 광장 Plaza de la Vigía

마탄사스 주립역사박물관(Museo Histórico Provincial) 근처 비히아 광장은 최고의 야외 룸바 공연장이다. 매달 셋째 주 금요일 오후에 공연이 열린다. 좀 더 자세한 공연 일정은 박물관 게시판에서 확인할 것.

축제 열기 속으로

룸바 댄서 축제 Festival del Bailador Rumbero

10월 10일부터 10일 동안 마탄사스에서 열리는 룸바 음악 축제다. 재능 있는 현지 음악가들이 사우토 극장(Teatro Sauto)에서 룸바 공연을 선보인다.

#5 야구

쿠바에서 ‘펠로타(pelota, 야구)’의 인기는 대단하다. 야구 시즌 동안 전국이 야구 열기로 달아오르는데, 4월 플레이오프가 시작되면 전국이 그야말로 광란의 도가니에 빠진다.

ⓒ Mark Read/Lonely Planet

경기를 관람하고 싶다면?

라틴아메리카 경기장 Estadio Latinoamericano

1946년에 건설한 5만5천 석 규모의 쿠바 최대 경기장으로, 아바나에서 폭넓은 팬층을 확보한 로스 인두스트리알레스(Los Industriales)의 홈구장이다. 경기 관람료가 아주 싸다. 10월 말에서 4월까지 시즌 기간이며, 플레이오프 전은 5월까지 계속된다.

ⓘ Zequera No 312, Vedado, Havana

열혈 야구팬

야구 시즌 중에 쿠바를 여행하다 보면  중앙 광장에 모인 열혈 야구팬들이 서로 삿대질까지 하며 논쟁을 벌이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모임을 ‘페냐 데포르티바(peña deportiva, 스포츠 서클)’ 또는 ‘에스키나 칼리엔테(esquina caliente)’라고 부른다. 에스키나 칼리엔테는 ‘뜨거운 코너’라는 뜻으로, 주로 아바나의 중앙공원(Parque Central) 한 구석에서 열띤 논쟁이 벌어지기 때문에 생긴 표현이다.